고증과 연출 사이

역사물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의 소품들을 보다 보면 ‘저런 그림, 저런 소품들은 저 당시 있을 수 없는 것들인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그림만을 보면, 나 또한 내가 비판했던 상황을 피해 가지 못함을 인정한다.

드라마 일을 한참 하고 있을 당시 어떤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호텔방에서 몇 박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마침 조감독님이 호텔방에서 낙서처럼 그린 수묵 그림을 보시고 마지막 장면은 과감한 붓질과 강렬한 먹 느낌만으로 가져갔으면 하는 제안을 하셨다. 나의 입장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그림은 15~16세기 조선시대에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그림이라 주장했었다. 하지만 조감독님의 관점에서는 전체적 영상의 아름다움과 강한 임팩트를 시청자에게 보여 주려면 기존에 준비하고 있었던 그림보다는 좀 더 강렬한 느낌의 그림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마지막 씬에 들어갈 그림은 15~16세기 명대明代풍으로 수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왔었고,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속상했지만, 작가로서가 아닌 함께 드라마를 만드는 팀원의 한 명으로써 조감독님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하여 2주 남짓 한 시간 동안 화면구성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시작 단계, 중간 단계, 완성 단계, 이렇게 종이 3장을 준비했고, 배접 까지해서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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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언 jang byeong eun 張炳彦 / 편집된 산수-금강산도 Edited Landscape – Geumgangsan / Ink on paper / 114 x 41.0 cm / 2016

수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준비한 그림은 몇 초 분량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2주 남짓 우물쭈물 그려진 그림은 1~2분가량 비중있는 장면으로 방송되었다.

*영화 ‘취화선’의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장승업이 도공陶工에게
"자네는 어떤 그림이 나오길 원하는가?"
도공이 대답했다.
"선생님(장승업) 같은 화공들은 철사鐵砂가 안 녹아 그림이 온전히 살아나오길 기다릴 것이고, 유약 바른 사람들은 유약이 잘 녹아 흘리기를 바랄 것이고, 가마주인은 한두 점 명품이 나오길 소망하겠지만 어디 그게 도공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요. 불이 말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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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Historical Accuracy and Dramatic Expression

When you watch dramas or films set in historical periods, there are moments when you think, "that painting, that prop — there's no way that could have existed back then." And looking at this very painting, I have to admit — I couldn't escape the very thing I'd criticized either.

Back when I was deep in drama work, there were times I had to spend several nights in a hotel room just to get a painting done in time for a shoot. At one point, the assistant director happened to see a quick ink sketch I'd doodled in the hotel room and suggested that the final scene be carried entirely by bold brushwork and a strong, dramatic ink feel. From where I stood, I argued that this kind of style simply couldn't have existed in 15th–16th century Joseon. But from the assistant director's point of view, to give viewers real visual beauty and strong impact, what was needed was something more intense than the painting we'd already been preparing. The truth is, the painting meant for that final scene had been in the works for months, done in a 15th–16th century Ming style, and was nearly finished. I was genuinely upset about it at the time, but as a member of the team making the drama together — not just as "the artist" — I decided to go along with the assistant director's suggestion. So over the course of about two weeks, I started the composition over completely from scratch, preparing three sheets — an early stage, a middle stage, and a final stage — even mounting them on backing paper, and after all that back-and-forth, we finally finished the sh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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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Byeong-eun / Edited Landscape – Geumgangsan / Ink on paper / 114 × 41.0 cm / 2016

The painting I'd poured months of everything into flashed by in just a few seconds, gone in the blink of an eye, while the one thrown together hesitantly over two weeks ended up airing as a meaningful scene lasting a minute or two.

*Near the end of the film Chihwaseon, there's a line like this.
Jang Seung-eop 張承業 asks the potter,
"What kind of result do you want to come out of the kiln?"
The potter answers:
"Painters like you, Master, are waiting for the iron-sand glaze not to melt so the painting comes through whole. The ones who applied the glaze are hoping it melts and runs just right. The kiln owner is hoping for one or two masterpieces to come out of it. But it's never really up to the potter, is it? It's the fire that dec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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考据与演绎之间

看历史题材的电视剧或电影时,常常会冒出"那幅画、那个道具,那个年代根本不可能存在吧?"这样的想法。而光看这幅画本身,我也不得不承认,自己同样没能逃过自己曾经批评过的那种情况。

当年还在做电视剧相关工作的时候,经常会为了拍某个镜头,在酒店房间里住上几晚,赶着把画画出来。有一次,副导演正好看到我在酒店房间里随手涂的一幅水墨小画,便提议说,最后那个场景就用大胆的笔触和浓烈的墨韵来呈现。在我看来,这种风格的画,15、16世纪的朝鲜时代根本不可能出现。但副导演的看法是,要呈现整体画面的美感和给观众带来强烈的冲击,比起原先准备的那幅画,需要的是一幅感觉更强烈的画。事实上,原本打算用在最后一幕的那幅画,是按照15、16世纪明代风格、提前好几个月开始准备的,几乎已经接近完成。那时候我心里其实相当不是滋味,但作为一起拍这部剧的团队成员之一,而不是单纯的"画家",我最终还是决定接受副导演的提议。于是在大约两周的时间里,我从头重新开始构图,准备了三张纸——分别是起稿阶段、中间阶段、完成阶段——甚至连裱褙都做了,几经周折,总算完成了这次拍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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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炳彦 / 《编辑的山水——金刚山》/ 纸本水墨 / 114 × 41.0 cm / 2016

花了好几个月、倾尽全力准备的那幅画,播出时只是几秒钟一闪而过;而两周里手忙脚乱画出来的那幅画,却作为一段一两分钟的重要场面播了出来。

*电影《醉画仙》结尾处有这样一段台词。
张承业(장승업)问陶工:
"你希望出来的是怎样一幅画?"
陶工答道:
"像先生(张承业)这样的画家,会希望铁砂不要熔化,让画完整地‘活’出来;上釉的人,会希望釉料能顺利熔化、流淌得恰到好处;窑主则盼着能烧出一两件名品来。但这哪里是陶工自己能决定的事呢?是火在说话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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考証と演出のあいだ

歴史を扱ったドラマや映画の小道具を見ていると、「あの絵、あの小道具は、当時あるはずがないのに?」と思う瞬間がある。そしてこの絵を見る限り、私自身もかつて批判していたその状況を逃れられなかったことを認めなければならない。

ドラマの仕事をしばらくやっていた頃、あるシーンを撮影するために、ホテルの部屋で何泊もしながら絵を描かなければならない状況がよくあった。ちょうど助監督さんが、私がホテルの部屋で落書きのように描いた水墨画を見て、最後の場面は思い切った筆致と強い墨の雰囲気だけで持っていきたいと提案してきた。私の立場としては、こういうスタイルの絵は15〜16世紀の朝鮮時代には到底出てくるはずがないと主張した。しかし助監督さんの観点からすれば、全体的な映像の美しさと強い印象を視聴者に見せるためには、すでに用意していた絵よりも、もっと強烈な雰囲気の絵が必要だということだった。実際、その最後のシーンに入る絵は、15〜16世紀の明代風として数か月前から準備してきており、ほぼ完成段階にあった。当時は本当に悔しかったが、作家としてではなく、一緒にドラマを作るチームの一員として、助監督さんの提案を受け入れることにした。そうして2週間ほどの間に画面構成を最初からやり直し、序盤・中盤・完成段階という3枚の紙を用意し、裏打ちまで済ませて、紆余曲折の末に撮影を終え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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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炳彦 / 《編集された山水――金剛山》/ 紙本水墨 / 114 × 41.0 cm / 2016

数か月間、全身全霊で準備した絵はわずか数秒で瞬く間に流れ去り、2週間ほどでおぼつかないまま描かれた絵は、1〜2分ほどの存在感あるシーンとして放送された。

*映画『酔画仙』の最後にこんな台詞が出てくる。
張承業(チャン・スンオプ)が陶工に問う。
「お前はどんな絵が出てくることを願うのか?」
陶工が答えた。
「先生(張承業)のような絵師たちは、鉄砂が溶けずに絵がそのまま生き残ることを待つでしょうし、釉薬をかけた者は釉薬がうまく溶けて流れることを願うでしょうし、窯の主人は一つ二つの名品が出てくることを望むでしょうが、それが陶工の思い通りになることなどあるでしょうか。火が語ることなの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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